경위는 이렇습니다. 차 대표는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을 하겠다며 회사 노머스에 제안해 242억 원을 미리 받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피해 규모가 300억 원대로 불어났다는 게 혐의 내용입니다.
정산금 미지급이 사기죄가 되려면? — 차가원 대표 수사로 보는 형사·민사의 경계
원헌드레드 소속 아티스트들의 정산금 미지급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차가원 대표가 결국 구속됐습니다. 혐의는 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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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구속영장을 두 번 신청했지만 검찰이 두 번 다 돌려보냈습니다(반려). 그런데 경찰이 수사를 보강해 세 번째로 신청하자, 이번엔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고 차 대표는 구속된 채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아직 재판 전 단계라, 혐의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정산금을 못 받았다면 "이거 사기 아닌가?"싶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형사 사건이 될까요? 이 글에서 짚어봅니다.
1. 단순 미지급은 왜 사기죄가 아닐까?
돈을 못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상대방을 속여서(기망)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가져갔어야 합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
나 대신 다른 사람이 그 이익을 챙기게 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처벌받습니다(형법 제347조 제2항).
핵심은 '언제부터 속였느냐'입니다.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애초에 돈을 줄 생각이나 능력이 없었으면서 있는 척했다면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반대로 계약 당시에는 줄 생각과 능력이 있었는데 나중에 형편이 어려워져 못 준 거라면, 이건 대부분 그냥 돈을 못 받은 민사 문제로 다뤄집니다.
"돈을 못 받았다"는 결과 하나만으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피해액이 50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함께 적용돼 형법상 사기죄보다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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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횡령죄도 성립할 수 있을까?
횡령죄 역시 별도 요건이 필요합니다. 횡령죄는 남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던 사람이 그걸 마음대로 써버리거나 돌려주지 않을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1항). 소속사가 아티스트의 수익금을 맡아 관리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회사 운영비 등 다른 데 마음대로 써버렸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냥 돈을 안 준 것'과 '맡아둔 돈을 몰래 써버린 것'은 법적으로 다르게 본다는 점입니다.
횡령죄가 되려면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에
"이 돈은 맡아서 관리해준다"는 신뢰관계(위탁신임관계)가 있었다는 게 인정돼야 합니다.*
그냥 "정산이 늦네" 정도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3. 구속영장 반려는 무슨 의미일까?
구속영장이 반려됐다고 해서 혐의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려'는 검찰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법원에 가져가지도 않고 그냥 돌려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법원까지 가서 거부당하는 '기각'과는 다른 단계예요.
차가원 대표 사건에서도 검찰은 두 번 다 "범죄 사실을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오라"는 취지로 돌려보냈을 뿐, 혐의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경찰이 수사를 보강해 세 번째로 신청하자 검찰은 이번엔 법원에 가져갔고, 법원은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반려됐다고 사건이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4. 형사 고소, 민사와 같이 가도 될까?
정산금을 못 받은 피해자는 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과, 사기·횡령으로 처벌해달라는 형사 고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소했다고 해서 무조건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죄가 안 된다"는 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형사 절차는 상대방을 처벌하는 데, 민사 절차는 실제로 돈을 돌려받는 데 각각 초점이 있어서, 목적에 맞게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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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한마디
돈을 못 받은 억울함을 형사 고소라는 무기로만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민사와 형사, 정확한 진단이 먼저입니다.
정산금을 못 받았다고 모두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민사 문제로만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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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 고소를 하면 정산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형사 절차는 범죄가 성립하는지, 처벌할지를 가리는 절차이지 돈을 돌려받게 해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가 민사소송의 증거로 쓰일 수 있고, 형사 절차가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이 되어 합의를 앞당기는 경우는 있습니다.
Q. 소속사 대표 개인을 상대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소속사(법인)에 청구하는 것과는 별도로, 대표 개인이 속이거나 돈을 빼돌리는 데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대표 개인에게도 형사책임과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과 대표는 원칙적으로 별개이므로, 단순히 대표라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책임을 지지는 않으며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