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무조건 특수상해일까요? 위험한 물건 판단 기준
차로 사람을 밀었다면 무조건 특수상해일까요?
주차 시비나 보복운전, 골목길 다툼처럼 차량이 개입된 사건에서는 “자동차로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당연히 특수상해죄가 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자동차는 크기와 무게, 속도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큰 위험을 줄 수 있는 물건입니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는 자동차라는 물건 자체만 보고 곧바로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주차 시비 중 차량을 후진시켜 상대방을 다치게 한 사건에서, 원심의 특수상해 유죄 판단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주차장에서 피해자와 주차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차량을 후진했고, 차량 뒤 범퍼가 피해자의 다리와 허리 부위를 충격했습니다. 피해자는 6~7걸음가량 밀려났고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차량의 속도가 매우 느렸고,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았으며, 상해 정도도 비교적 경미했던 사정을 고려해 자동차가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으로 사용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도8822 판결 참조).
이번 판례의 핵심은 “자동차는 언제나 위험한 물건이다”가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동차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자동차라도 빠른 속도로 돌진했는지, 가까운 거리에서 천천히 밀었는지, 피해자가 넘어졌는지, 중한 상해가 발생했는지, 주변 제3자까지 위험에 노출되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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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해죄의 핵심은 “위험한 물건”으로 상해를 입혔는지입니다
특수상해죄는 단순히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보다 무겁게 처벌됩니다. 형법 제258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죄를 범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수상해죄에서는 상해가 발생했는지뿐 아니라, 범행에 사용된 물건이 법적으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제258조의2(특수상해) 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7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8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본래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에 한정하지 않습니다. 칼이나 유리병처럼 전형적으로 위험해 보이는 물건뿐 아니라, 휴대전화, 자동차처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도 사용 방법에 따라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물건의 이름이나 종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그 물건의 사용으로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는 일상적인 이동수단이지만 사람을 향해 돌진하거나 상대 차량을 들이받는 방식으로 사용되면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우 낮은 속도, 경미한 접촉, 피해자의 위치와 충격 정도 등을 종합할 때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성이 크지 않았다고 보이면,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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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판례는 인정, 어떤 판례는 부정? 자동차 특수상해가 갈리는 기준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자동차라는 물건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자동차의 크기와 무게뿐 아니라, 당시 차량의 속도, 이동 거리, 충격 부위, 피해자가 넘어진 여부, 상해 정도, 주변 사람에게 생명·신체의 위험을 줄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먼저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교통관리직원의 다리 부분을 승용차 앞범퍼로 들이받고 약 1m 진행해 피해자를 넘어뜨린 사건에서,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이용한 폭행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597 판결). 또 운전 중 시비가 있은 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겁을 주기 위해 자동차를 정차한 후 4~5m 후진하여, 피해자가 피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피해 차량을 충격한 사건에서도 자동차의 위험한 물건성이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두 사건 모두 자동차가 사람의 신체나 탑승 차량을 향해 상당한 위험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 다만, 97도597 판결은 현행 형법 제258조의2 특수상해죄가 아니라 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위반(위험한 물건 휴대 폭행) 사건입니다. 형법 제258조의2 특수상해죄는 2016. 1. 6. 신설된 조문이므로 이 판결이 선고된 1997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현행 특수상해죄와 동일한 위험한 물건 판단 기준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자동차가 사용되었더라도 위험한 물건성이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소형승용차를 이용해 다른 중형승용차를 충격한 사건에서, 자동차가 언제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당시 충격 차량의 크기, 속도, 손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해당 자동차가 폭력행위처벌법상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참조). 즉 자동차로 충격을 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험한 물건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2026도8822 판결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차량 속도가 매우 느렸고,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았으며, 6~7걸음 밀려나는 데 그쳤고, 상해도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비교적 경미한 정도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자동차가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으로 사용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과거 판례와 이번 판례를 함께 보면 핵심은 분명합니다. 자동차도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지만, 자동차가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특수상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운전 방식, 충격 정도, 피해 결과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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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관련 상해 사건, 블랙박스와 초기 진술이 중요합니다
차량이 관련된 폭행·상해 사건에서는 사고인지, 고의적 충격인지, 단순 접촉인지,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상해인지가 치열하게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특수상해죄가 인정되면 단순 상해죄보다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지므로, 수사 초기부터 차량의 속도, 이동 거리, 피해자와의 간격, 충격 부위, 피해자가 넘어진 여부, 상해 정도, 주변 사람의 위험 노출 여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블랙박스, CCTV, 후방카메라 영상, 후방감지센서 작동 여부, 주차장 구조, 차량 이동 경로, 피해자의 위치, 진단서 내용은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으로 사용되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차량이 단순히 스친 것이 아니라 생명·신체에 위험을 줄 정도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설명해야 하고, 피의자 입장에서는 속도와 충격 정도, 사고 경위,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다만 특수상해죄가 부정된다고 해서 형사책임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상해죄, 폭행죄, 재물손괴, 교통 관련 법규 위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특수상해, 폭행·상해, 차량 관련 형사사건, 고소 및 피고소 대응에 관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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