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다시 같이 살았다면? 연금 분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혼 당시 ‘혼인 파탄’이 기재됐더라도 이후에 실제로 함께 생활했다면 연금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혼인기간 산정 기준과 판례를 통해 분쟁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이혼 후 다시 같이 살았다면? 연금 분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혼 후 다시 혼인생활, 연금 분할은 어디까지 인정될까

최근 법원(2024구합85113)은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됐다고 기재된 경우에도 실제 혼인생활을 했다면 분할연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혼 당시 작성된 조정조서에 “2000년경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일반적으로 이러한 문구는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 분할연금은 국민연금법 제64조에 근거한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로서,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민법 제839조의2)과는 법적 성격이 구별됩니다. 대법원도 "국민연금법 제64조에 규정된 이혼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은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국민연금법에 따라 이혼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들이 해당 시점 이후에도 완전히 관계를 단절한 것이 아니라, 재차 혼인신고를 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계속 이어왔다는 점이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파탄 상태를 전제로 했지만 현실에서는 동거 또는 경제적 공동생활이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후 연금 분할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면서 과연 조정조서에 기재된 ‘파탄 시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면 실제 혼인생활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분할연금 기준, ‘형식상 파탄’ vs ‘실질적 혼인생활’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문서에 기재된 혼인 파탄 시점과 실제 혼인생활 사이의 불일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분할연금제도는 재산권적 성격과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지며, 노령연금 수급권 형성에 대한 기여란 부부공동생활 중 역할분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사·육아 등을 의미하므로, 분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실질적인 혼인기간을 고려하여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 따라서 혼인관계가 언제 종료되었는지는 단순한 사실관계를 넘어 분할 대상 재산의 범위와 금액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연금 자산은 물론, 해외 재산이나 금융자산 역시 혼인기간 산정에 따라 분할 대상 여부와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결과 차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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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서도 한쪽은 조정조서에 기재된 파탄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한쪽은 그 이후에도 실질적인 혼인생활이 계속된 이상 해당 기간 역시 재산 형성에 기여한 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단, 혼인기간은 ‘실질적 혼인관계’를 기준으로

법원은 이 사건에서 형식적인 문서 기재보다 실제 혼인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혼인기간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조정조서에 혼인 파탄 시점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그 이후 부부가 공동생활을 유지하며 사실상 혼인관계를 이어왔다면 해당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기간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죠. 핵심은 단순한 ‘파탄 기재’가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했는지 여부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기존 대법원 판례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동일인과 혼인·이혼을 반복한 경우 분할연금의 혼인기간 산정에 관하여, 분할연금제도 시행 전의 혼인기간도 시행 후의 혼인기간과 합산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이미 확립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두44606 판결). 이는 분할연금 혼인기간 산정에서도 형식적인 혼인 상태보다 실질적인 공동생활과 기여관계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관련 법령 역시 이러한 기준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에 한하여 혼인기간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조정조서에 기재된 파탄 시점이 과연 ‘실질적인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있었고, 법원은 이에 대해 실제 혼인생활이 존재했다면 이를 혼인기간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혼·재산분할, 결과를 바꾸는 건 결국 ‘혼인생활 입증’입니다

이번 판결은 현재 이혼이나 재산분할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혼 과정에서 작성된 합의서나 조정조서의 문구가 모든 법적 판단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분쟁에서는 그 이후의 생활관계와 경제적 실태가 훨씬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연금, 부동산, 사업소득 등 주요 재산은 혼인기간 인정 범위에 따라 분할 대상과 비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한 서류 검토를 넘어 실제 혼인생활이 어떻게 유지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서울고등법원은 "단순히 일정 기간 별거하였다고 하여 그 기간을 분할연금 산정을 위한 혼인기간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부부가 별거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는지, 역할분담을 통한 가사·육아 활동이나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이 있었는지, 혼인관계 해소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의 존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5. 22. 선고 2024누71840 판결).

결국 중요한 것은 동거 여부, 생활비 분담, 경제적 협력 관계 등 혼인의 실질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와 정황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같은 사건이라도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는 핵심 포인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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