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장시원 PD 신청은 왜 기각됐나? PD와 저작인접권의 현실
최강야구-불꽃야구 가처분 사태, 스튜디오C1 장시원 PD 개인에 대한 방송금지 신청은 왜 기각됐을까요? '내가 기획하고 연출한 프로그램인데 왜 내 것이 아닐까?' 고민하는 창작자를 위해 방송 연출자(PD)의 법적 지위인 '저작인접권', 저작권법 제9조(업무상저작물), 제100조(영상저작물 특례) 및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PD의 저작인접권 현실과 완벽한 외주/독립 제작 계약 가이드를 제시해 드립니다.
Mar 25, 2026
지난 편에서 우리는 JTBC의 <최강야구>와 스튜디오C1의 <불꽃야구(가제)> 사이에서 벌어진 '방송 포맷' 관련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 보호)을 살펴보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스튜디오C1(제작사)에 대한 JTBC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프로그램 포맷을 무단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콘텐츠 업계 종사자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법인(스튜디오C1)'에 대한 방송금지 신청은 인용되었지만, '최강야구'를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장시원 PD 개인'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되었다는 점입니다.
"내가 기획하고 내가 만든 내 프로그램인데, 왜 내 권리는 인정받지 못할까?"
수많은 스타 PD들이 방송사를 퇴사하고 독립 스튜디오를 차리는 시대. 이는 비단 장시원 PD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은 슈가스퀘어와 함께 PD(연출자)의 법적 지위와 저작인접권의 현실, 그리고 내 프로그램을 지키기 위한 필수 계약 지식을 꼼꼼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 1. PD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아니다?
내가 밤을 새워 기획안을 쓰고,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편집실에서 뼈를 묻어 만든 프로그램. 당연히 내가 '저작권자'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 저작권법의 해석은 조금 다릅니다.
저작권법은 방송 PD나 연출자를 '저작자'가 아닌 '실연자(저작인접권자)'로 분류합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4호 "실연자"는 저작물을 연기·무용·연주·가창·구연·낭독 그 밖의 예능적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저작물이 아닌 것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실연을 하는 자를 말하며, 실연을 지휘, 연출 또는 감독하는 자를 포함한다.
즉, 법문상 명시적으로 PD는 배우나 가수처럼 무언가를 '표현해 내는(실연)' 사람에 포함되며, 이들에게는 저작권에 이웃하는 권리인 '저작인접권'이 부여됩니다. 장시원 PD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핵심 이유도, 법원이 그를 프로그램 전체의 저작권자가 아닌 실연자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 2. 대법원 판례로 보는 '결합저작물'의 한계
이러한 법리는 과거 대법원 판례에서도 명확히 확인됩니다. 한 유명 뮤지컬의 연출자가 자신의 허락 없이 뮤지컬을 공연한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5. 10. 4. 자 2004마639 결정] "연출자 등은 해당 뮤지컬에 관여한 실연자로서 그의 실연 자체에 대한 복제권 및 방송권 등 저작인접권을 가질 뿐, (중략) 뮤지컬이라는 '결합저작물' 전체에 대한 저작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뮤지컬은 작가의 대본, 작곡가의 음악, 미술감독의 무대미술, 배우의 연기나 출연자의 진행, 촬영 감독의 영상, PD의 연출 등 수많은 요소가 결합된 '결합저작물'입니다. 즉, 공동저작물과 달리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있는 저작물인 것입니다. 판례는 연출자가 자신의 '연출(실연) 행위 자체'에 대한 권리는 가지지만, 여러 사람의 기여로 완성된 영상물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저작권(방영권, 복제권 등)을 독점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장시원 PD 개인이 아닌, 후속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영업적 이익을 얻으려는 '법인(제작사)'을 실질적인 쟁송의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 3. 방송사 소속 PD vs 독립 PD의 결정적 차이
그렇다면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걸까요? 이는 현재 해당 PD가 '어떤 지위'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무 현장에서 PD의 권리를 제한하는 가장 강력한 법률적 장벽 두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① 방송사에 소속된(고용된) PD라면? : '업무상저작물'
방송사나 대형 제작사에 직원으로 소속되어 직무상 PD가 기획·제작·연출한 프로그램은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합니다. 업무상저작물의 성립 요건으로는 ① 법인 등의 기획, ②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작성, ③ 업무상 작성, ④ 법인 명의 공표라는 네 가지 요건이 존재합니다.
이 요건들을 전부 충족한 경우, 법인(방송사)의 기획 하에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작성한 저작물이므로 계약이나 근무규칙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처음부터 방송사가 저작자가 됩니다. 즉, 권리가 양도되는 것이 아니라 태생부터 방송사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PD 개인은 애초에 저작권을 취득하지 못하므로, 퇴사 후 해당 포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② 독립 PD / 외주제작사 소속이라면? : '영상저작물 특례'
그렇다면 방송사 소속이 아닌 독립 PD가 제작하여 방송사에 납품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이때는 저작권법 제100조 제3항(영상저작물에 대한 특례)이 적용됩니다.
저작권법 제100조 제3항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실연자의 그 영상저작물의 이용에 관한 복제권·배포권·방송권 및 전송권은 특약이 없는 한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한다.
즉, 계약서에 "PD의 권리는 PD에게 남겨둔다"는 별도의 특약(특별한 약정)을 두지 않는 한, 실연자(PD)의 권리마저도 영상제작자(또는 투자·편성한 방송사)에게 넘어간 것으로 추정해 버립니다. 이것이 방송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더해 저작권법 제84조는 방송사에게 복제권 외에도 동시중계방송권(제85조), 공연권(제85조의2) 등을 포함하는 '방송사업자의 저작인접권'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가지게 됩니다. 결국, 거대 자본을 투자하는 방송사 중심의 구조에서 창작자인 PD는 치밀한 '계약' 없이는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기 매우 어렵습니다.
📝 4. 내 콘텐츠를 지키는 힘 : 제작 계약 3대 시나리오 & 필수 체크리스트
과거에는 방송사가 모든 권리를 독점하는 구조가 당연시되었으나, 최근에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등장과 스타 PD들의 독립으로 계약 형태가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 방송 프로그램 제작/편성 계약 3대 시나리오]
구분 | A형 (최강야구/전통적 외주형) | B형 (권리 유보/수익 분배형) | C형 (독립 라이선스형) |
특징 | 방송사가 제작비 전액 투자 | 제작사와 방송사가 공동 투자 | 제작사가 100% 자체 제작 후 납품 |
권리 귀속 | 모든 저작권 및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방송사 소유 | 지분율에 따라 저작권 공동 소유 또는 특정 권리 유보 | 모든 저작권은 제작사 소유 |
방송사 권한 | 무한정 방영, 포맷 수출, 굿즈 사업 독점 | 합의된 범위 내 수익 분배 | 특정 기간/플랫폼 방영권(License)만 취득 |
결국 법은 '계약서'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성공적인 독립과 정당한 보상을 원하신다면, 계약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유보 특약: 저작권법 제100조의 '양도 추정'을 깰 수 있는 명시적인 특약("본 프로그램의 포맷 등 일부 권리는 제작사에 유보한다")이 존재하는가?
- ✅ 인격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확인: PD의 법적 지위에 따라 적용되는 인격권의 근거 조항이 달라집니다.
- PD가 저작자로 인정되는 경우: 저작권법 제12조(성명표시권)·제13조(동일성유지권)에 따른 저작인격권이 보호됩니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 일신에 전속하는 권리로서(저작권법 제14조 제1항), 계약서에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양도·포기가 불가능합니다.
- PD가 실연자로 분류되는 경우(대부분의 방송 PD): 저작권법 제66조(실연자의 성명표시권)·제67조(실연자의 동일성유지권)에 따른 실연자 인격권이 보호됩니다. 이 역시 일신전속적 성격을 가지므로, 계약서에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실연자의 크레딧 표시 권리와 실연 내용·형식의 동일성 유지 권리는 PD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이러한 인격권을 사실상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독소조항(예: "PD는 크레딧 표시를 요구하지 않는다", "제작사는 편집·변경에 대해 PD의 동의 없이 결정할 수 있다")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 ✅ 2차적 사업권 및 해외 포맷 수출: 스핀오프 제작, 굿즈, 해외 리메이크 판권 판매 시 수익 배분 비율(R/S)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가?
- ✅ 계약 종료 후 포맷 사용권: 퇴사나 계약 종료 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타 플랫폼에서 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한(경업금지 등) 조항이 있는가?
🤔 5. 자주 묻는 질문 (Q&A)
Q. 저는 유튜브 웹예능을 제작하는 프리랜서 PD입니다. 저도 실연자에 해당하나요?
A. 네, 맞습니다. 유튜브나 OTT 콘텐츠라 하더라도 이를 기획하고 지휘·감독했다면 저작권법상 '실연자'에 해당하여 저작인접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단, 제작사와의 외주 용역 계약서에 저작권 귀속 조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Q. 계약서에 "모든 권리는 방송사에 귀속된다"고 되어있는데, 어쩔 수 없는 건가요?
A. 현실적으로 방송사와의 협상력 차이 때문에 불리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영권'만을 방송사에 부여하고 IP 소유권은 제작사(또는 독립 PD)가 가지는 방식의 계약 설계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명 전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 하나의 유튜브 채널이 수백억 원의 가치를 지니는 시대입니다.
"제가 기획한 건데 설마 뺏기겠어요?"
방송사와 플랫폼 앞에서, '내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는 감성적인 호소는 법정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계약서'라는 방패가 필요합니다.
업무상저작물, 결합저작물, 영상저작물 특례 등 복잡하게 얽힌 저작권법과 관련하여 고민이 있으신가요?
시작(계약) 단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생리와 특수성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IP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제공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슈가스퀘어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분쟁, IP 보호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빈틈없이 지켜드립니다.
[상담문의]
- Tel: 02-563-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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