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청구,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 중 무엇으로 해야 할까요?
계약을 어겼다면 무조건 채무불이행일까요?
거래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면 흔히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손해배상청구라고 해도 그 법적 근거는 하나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문제되는 것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에 정한 납품일을 지키지 않았거나, 약속한 용역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계약관계가 없더라도 타인의 권리나 법익을 위법하게 침해해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불법행위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먼저 “계약상 의무 위반인지”, “계약과 별개로 위법한 권리침해가 있었는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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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 책임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채무불이행책임은 당사자 사이에 계약 등 채권관계가 존재하고, 그에 따른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문제됩니다. 이행지체, 이행불능, 불완전이행 등이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반면 불법행위책임은 계약관계가 없더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즉, 채무불이행책임은 “약속한 의무를 어겼는지”가 출발점이고, 불법행위책임은 “위법하게 타인의 권리나 법익을 침해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두 책임은 입증 구조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책임에서는 채권자가 계약관계, 채무의 내용, 채무불이행 사실, 손해 및 인과관계를 주장하면 되고, 채무자에게 고의·과실이 없었다는 사정은 민법 제390조 단서에 따라 채무자가 항변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불법행위책임에서는 피해자가 민법 제750조에 따라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위법성, 손해 발생, 인과관계를 모두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소멸시효와 지연손해금 기산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 성립하고, 그때부터 민법상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인 10년이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다만 상행위로 인한 채무불이행에서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상법 제64조). 반면 불법행위책임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기간이 문제되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완성되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한편 지연손해금 기산점에서도 차이가 있어,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는 불법행위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반면,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채무는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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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에서 두 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사실관계가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에 모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실무상 청구권 경합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므로, 하나의 행위가 두 책임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두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고, 권리자는 그중 어느 것이든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10474 판결 참조).
⚠️ 다만 계약 위반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청구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배상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일관되게 판시하므로(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10474 판결), 채무불이행이 있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의·과실, 위법성, 손해,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을 별도로 갖추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상 보관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이 보관물을 훼손했다면 계약상 의무 위반으로서 채무불이행책임이 문제될 수 있고, 동시에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책임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의료, 운송, 임대차, 위임, 용역계약 등에서는 계약관계가 존재하면서 동시에 생명·신체·재산권 침해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두 책임이 경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청구권을 선택적으로 행사하거나 병합하여 주장할 수 있더라도, 동일한 손해에 대해 중첩적으로 이중배상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 배상은 발생한 손해를 전보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어떤 책임을 주된 청구원인으로 삼을지는 입증 가능성, 소멸시효, 지연손해금 기산점, 계약서상 면책·위약금 조항 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 동일한 법률행위 또는 법률관계를 원인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여러 청구권을 갖게 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청구권은 동일한 경제적 급부를 목적으로 경합하여 병존하게 되고 어느 하나의 청구권이 만족을 얻어 소멸하면 그 범위 내에서 다른 나머지 청구권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습니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56087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다2459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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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청구 전, 책임의 근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손해배상 분쟁에서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상대방과 계약관계가 있었는지, 계약상 어떤 의무가 있었는지,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계약과 별개로 위법한 권리침해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계약서에 손해배상 예정, 위약금, 면책 조항, 책임 제한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때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지만, 하나의 계약에 손해배상예정 조항이 따로 있거나 실손해 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 있고 그와 별도로 위약금 조항을 두고 있어 이중배상이 이루어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위약벌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 예정과 위약벌은 법적 효과가 다르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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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불법행위책임을 주장하려면 고의·과실, 위법성, 손해와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분쟁이 발생했다면 계약서, 견적서, 발주서, 이메일, 문자메시지, 세금계산서, 송금내역, 사진, 녹음, 업무 결과물 등 관련 자료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내용증명 등을 통해 상대방에게 어떤 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어떤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남겨두면 이후 협상이나 소송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계약 불이행, 불법행위, 위약금, 손해배상 예정, 내용증명 및 민사소송에 관한 자문과 소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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