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제 전 꼭 알아야 할 동시이행항변권과 이행제공 총정리
잔금만 안 냈다고 바로 계약위반일까요?
부동산 매매나 분양계약에서는 “상대방이 약속한 날짜에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계약위반이나 이행지체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쌍방이 서로 의무를 부담하는 계약에서는 한쪽의 이행기만 지났다고 해서 항상 상대방이 바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매수인의 잔금 지급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 교부의무가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라면 매도인이 자기 의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인에게만 잔금 미지급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상가 수분양자들이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한 것인지가 문제 된 사건에서, 부동산 매매계약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잔대금 지급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 교부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5다209893 판결 참조).
✅ 해당 판결에서 대법원은 "동시이행항변권의 포기는 명시적 의사표시뿐만 아니라 묵시적 의사표시로도 가능하지만, 묵시적 의사표시의 해석을 통한 동시이행항변권 포기의 인정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분양계약의 연체료 조항만으로는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5다209893 판결).
결국 계약상 의무가 서로 맞물려 있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실제로 제공했는지가 분쟁의 핵심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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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이행항변권은 어떤 경우에 성립할까요?
동시이행항변권이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쌍무계약의 당사자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때 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당사자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전항 본문과 같다.
다만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변제기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동시이행항변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이 성립하려면 일반적으로 ①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는 채무가 존재하고, ② 양쪽 채무가 모두 변제기에 있으며, ③ 상대방이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전형적인 예로는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목적물 인도·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도 동시이행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기초하여, 서로 대가적 의미가 있는 채무 사이에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대법원은 쌍방의 채무가 동일한 쌍무계약에서 발생한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가 아니더라도, 구체적 계약관계에서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동시이행항변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다21579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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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의 제공’이 있어야 상대방을 지체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동시이행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이행지체 책임을 묻거나 계약해제를 주장하려면, 먼저 자신의 채무에 관한 이행의 제공이 필요합니다. 이행의 제공이란 채무자가 채무 내용에 맞게 이행할 준비를 하고, 상대방이 이를 수령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민법 제460조는 변제의 제공은 원칙적으로 채무 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채권자가 미리 수령을 거절하거나 채권자의 행위가 필요한 경우에는 변제 준비를 완료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수령을 최고하는 방식의 구두제공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60조(변제제공의 방법) 변제는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으로 이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미리 변제받기를 거절하거나 채무의 이행에 채권자의 행위를 요하는 경우에는 변제준비의 완료를 통지하고 그 수령을 최고하면 된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단순히 잔금 지급일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매수인에게 잔금 지급과 동시에 이를 수령해 갈 것을 통지하는 등 자기 의무를 제공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반대급부의무를 부담하는 채권자가 상대방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스스로의 채무에 관한 변제제공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행의 제공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26646 판결). 즉, 이행지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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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제 전, ‘내가 먼저 제공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상대방의 미이행만 강조해서는 부족합니다.
자신이 먼저 이행했는지, 또는 적어도 상대방이 즉시 수령할 수 있을 정도로 이행을 제공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매매계약, 임대차보증금 반환, 분양계약, 용역대금 분쟁처럼 서로 주고받을 의무가 있는 계약에서는 이행제공의 시점과 방법이 지연손해금, 계약해제, 손해배상청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 단,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이행거절)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 경우에는 자신의 채무에 관한 이행제공 없이도 상대방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묵시적 이행거절의사를 인정하려면 그 거절 의사가 정황상 분명하게 인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이행을 미루거나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것만으로는 이행거절로 보기 어렵습니다(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8다214210 판결 참조).
따라서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일, 등기서류 교부일, 목적물 인도일, 선행조건, 통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내용증명,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행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점과 상대방에게 수령을 요구했다는 점을 남겨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이 동시이행항변권을 제거할 정도로 이행을 제공했다는 자료가 함께 준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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