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는 상대의 취약성, 공감 능력, 헌신, 책임감, 그리고 용서까지 통제의 도구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특성들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고 대부분의 관계에서 덕목으로 여겨지는 것들입니다.
지난 글에서 나르시시스트가 상대의 헌신을 역이용하는 패턴을 알아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책임감을 역이용하는 패턴에 대해 알아봅니다. 나르시시스트는 가정을 지키려는 사람에게 가정을 유지할 책임을 떠넘기고, 마지막에는 가정을 끝낸 책임까지 전가합니다.
이 글이 내 책임이 아닌 것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자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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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Q. 제가 먼저 이혼을 말하면 제가 유책배우자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법적으로 유책성은 ‘누가 먼저 이혼 의사를 밝혔는가’가 아니라 ‘누가 혼인관계를 실질적으로 파탄에 이르게 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사정에 따라 의사표시 시점이 참고 자료로 고려될 수는 있습니다.
Q. 그동안 제가 문제를 수습해온 기록도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습 기록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수습이 필요했던 이유인 상대방의 구체적 유책 행위(폭언·경제적 통제·외도 등)와 연결해 정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Q. 상대가 퍼붓는 “네가 가정을 깨는 거야”라는 말이 법적으로도 의미가 있나요?
A. 그 말 자체가 법적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 기준은 혼인파탄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가이며, 반복된 유책 행위와 그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파탄 여부를 함께 봅니다.
1. 책임감 강한 사람이 점점 더 많은 책임을 떠안는 이유
“아이 때문에 조금만 더 참아보려고요.”
나르전담센터 상담에서 정말 많이 듣는 말입니다. 책임감이 정말 강하신 분들입니다. 가정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고, 자신이 조금 더 부담하면 가족 전체가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가정 안에 문제가 생길 때 가장 먼저 자기 몫을 늘려오셨음이 보입니다. 배우자가 육아를 하지 않으면 내가 더 하고, 경제적 책임을 회피하면 내가 더 벌고, 배우자가 가족과 갈등을 일으키면 내가 중간에서 수습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임지는 사람이 책임질수록 책임지지 않는 사람의 몫은 점점 줄어듭니다. 자꾸만 문제를 만든 사람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구조가 굳어집니다. 책임지는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책임을 역이용하고 있는 나르시시스트 배우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계에서는 참다못해 이혼을 얘기하면, 나르시시스트 배우자에게 뻔한 말을 듣게 됩니다. 내가 오래 참았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참아야 하는 근거가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도 잘 살았잖아.” “20년을 살았는데 이제 와서 그게 문제야?”
관계에서 내가 ‘견딜 수 있는가?’를 기준 삼지 마세요. 참을 수 있다는 것과 참아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내가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이 상대에게 그렇게 행동해도 된다는 권리를 주지는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몫보다 너무 많은 책임을 지고 무겁게 여기까지 오셨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의 책임은, 이제 내려두셔도 됩니다.
“아이 때문에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말하면 제 잘못이 되나요?” ”이혼 얘기를 꺼내면 가정을 깼다는 말을 들을까 봐 두려워요”
이런 고민이 있으시다면 먼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의논해보세요. 슈가스퀘어 나르전담센터와의 상담에서는 내 책임과 상대의 책임의 범위를 함께 구분해보고,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짚어보실 수 있습니다. 상담이 끝난 후에는 구체적인 보고서로 언제든 나만의 때에, 나만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겠습니다.
A. 원칙적으로 소송을 먼저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리한 요소는 아닙니다. 다만 사정에 따라 소송 제기 시점이 혼인파탄의 경위와 함께 간접적으로 고려될 여지는 있으므로, 그 전후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혼인파탄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Q. “네가 가정을 깼다”는 말을 계속 들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그동안의 수습 과정과 상대방의 유책 행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두고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리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Q.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A. 갈등의 디테일보다는 “각자 자신의 삶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정도로만 안내하시는 것이 아이의 불안을 줄여줍니다. 구체적인 안내는 상담을 통해 자녀의 연령과 상황에 맞게 함께 정리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