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택시 투신 사망 사건, 택시기사와 SUV 운전자는 왜 무죄를 받았을까?

택시 승객이 돌발적으로 뛰어내린 후 사망한 교통사고에서 택시기사와 SUV 운전자의 형사책임 여부를 설명합니다.
포항 택시 투신 사망 사건, 택시기사와 SUV 운전자는 왜 무죄를 받았을까?

[Sugar's Preview]

택시 승객의 돌발적인 투신으로 인한 사망사고, 운전자들의 형사책임은?

2022년 3월, 포항역 인근에서 발생한 한 여대생의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법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택시 승객이었던 C씨는 목적지 혼선으로 인한 오해로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고, 뒤따르던 SUV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 A씨와 SUV 운전자 B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과연 이들의 책임을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슈가 변호사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교통사고 형사책임과 관련하여 중요한 판결(2024도17273)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운전자의 주의의무와 형사책임 범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포항 택시 투신 사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전방주시의무, 택시 승객 안전사고 책임, 교통사고 운전자 면책 사유

2022년 3월 4일 오후 8시 40분경, 택시기사 A씨(60대)는 포항역 택시승강장에서 여대생 C씨(20대)를 태웠습니다. C씨는 자신이 다니던 대학으로 가자고 했지만, A씨는 목적지를 잘못 이해한 채 제한속도를 초과한 속도로 다른 방향으로 주행했습니다.

C씨는 "이쪽 길 맞죠? 네? 기사님?"이라고 물었으나 A씨가 대답하지 않자 납치 상황으로 오인하고 극도의 불안을 느꼈습니다. 이에 C씨는 택시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도중 문을 열고 도로로 뛰어내렸고, 뒤따르던 B씨의 SUV 차량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사건 당일 C씨는 남자친구에게 "택시가 이상한 곳으로 간다. 무섭다. 엄청 빨리 달린다. 말 걸었는데 무시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택시 블랙박스 기록에 따르면, A씨는 C씨의 목적지 요청에 대해 "한동대요?"라고 물었고, C씨는 "네"라고 답했으나, 이후 택시가 예상과 다른 경로로 주행하자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노인성 난청으로 인해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근거

검찰은 A씨가 택시기사로서 청력 관리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으며, B씨가 과속하고 전방 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두 사람을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A씨와 B씨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판결

1심 재판부는 A씨가 C씨의 목적지를 오인한 채 통상의 도로로 주행했으며, C씨가 주행 중인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B씨에 대해서도 "야간의 가로등이 없는 도로에서 갑자기 차도에 사람이 뛰어드는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고,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회피 가능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 판결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아 C씨의 말에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 불안감을 키운 점, 제한속도를 초과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과실이 C씨의 극단적 선택으로 직접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C씨가 납치를 의심했다고 하더라도, 경찰에 신고하는 등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으며, 실제로 남자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구조 요청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B씨에 대해서는 "야간에 가로등이 없는 도로에서 앞차의 브레이크 등이 점등된 것은 볼 수 있었을지라도, 택시의 뒷문이 열려 있는 것까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판결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3. 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포항 택시 투신 사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전방주시의무, 택시 승객 안전사고 책임, 교통사고 운전자 면책 사유

이번 판결은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의 형사책임을 판단할 때 예견가능성회피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즉, 운전자가 사고를 미리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과실 여부를 따진 것입니다.

특히 교통사고 관련 형사 책임에서는 '허용된 위험'과 '신뢰의 원칙'이 중요한 법리로 작용합니다. 즉,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정상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운전하는 것이 원칙이며, 예측 불가능한 돌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까지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지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적 시사점을 남깁니다.

  • 운전자의 주의의무는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위험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예상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할 수 있다.

  • 보행자의 돌발 행동으로 인한 사고에서 운전자가 현실적으로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는지를 따져 형사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

  • 택시기사의 경우, 승객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요소이나, 청력 저하 등의 문제가 곧바로 업무상 과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통사고는 단순한 과실 여부를 넘어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다양한 교통사고 및 형사 사건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법적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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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택시 투신 사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전방주시의무, 택시 승객 안전사고 책임, 교통사고 운전자 면책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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