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저작권,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 최신 판례와 법적 이슈 분석
1. 게임도 저작물일까? 변화하는 저작권의 범위
2007년만 해도 법원은 게임의 장르나 규칙이 저작물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것은 아이디어의 영역이고,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죠. 게임의 방식이나 규칙은 공중의 영역(public domain)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게임 장르와 규칙에서의 저작물성 인정의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판례를 통해 알아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 17. 선고 2005가합65093, 2006가합54557 판결
2. 판례를 통해 보는 앞으로의 저작권
(1)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저작물성 → 인정
2017년, 대법원은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제작 의도와 방침에 따라 구성 요소가 독창적으로 결합되었다면, 해당 프로그램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 논지였습니다.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도 이러한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은 무대, 배경, 소품, 음악, 진행방법, 게임규칙 등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고, 이러한 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나 방침에 따라 선택되고 배열됨으로써 다른 프로그램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 각각의 창작성 외에도, 이러한 개별 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나 방침에 따라 선택되고 배열됨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그 프로그램 자체가 다른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도 고려함이 타당하다.
_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
그렇다면 게임 역시 규칙과 시나리오가 독창적 방식으로 조합되어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판례였습니다.
(2) 게임 저작물성 → 인정
그리고 위 대법원판결의 논리는 2019년 게임 판결에 그대로 인용되었습니다. 매치-3 게임이라는 퍼즐 게임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죠.
매치-3는 기존 게임의 틀을 넘어,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유기적인 게임 요소 배열이 특징적인 게임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게임에서 게임의 개별 구성 요소뿐 아니라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선택, 배열, 조합된 전체적 표현도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게임물은 저작자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선택·배열하고 조합함으로써 다른 게임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게임물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게임물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들 각각의 창작성을 고려함은 물론이고, 구성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적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선택·배열되고 조합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그 게임물 자체가 다른 게임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_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다212095 판결
(3) 게임이 장르적으로 유사한 경우 → 기타 성과 도용 행위 인정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웹젠의 게임 R2M이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M 표절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에서, 웹젠이 엔씨소프트의 성과를 도용했고 이것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10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2025년 1월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진행 중)
이 판결에서 법원은 ‘게임의 분위기가 유사하나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아이디어를 게임화하면서 표현형식을 차용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웹젠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했다고 보았는데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 :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
“엔씨소프트가 만든 게임의 시스템은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성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이 사건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 및 조합을 통하여 원고 게임에 구현된 시스템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중략) 피고 게임은 원고 게임만의 특징적 요소들과 H 및 무게 아이콘 등과 같은 구현방식까지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등 원고의 위 시스템에 대한 모방의 정도는 강하다고 볼 수 있고, (중략) 오히려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굳이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 게임이 출시된 이후 원고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게임이 다수 출시되었다고 보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위 시스템이 MMORPG 업계에서 보편화된 공유의 영역에 속한다거나 또는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후략)
_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1가합543715 판결
비록 저작권이 인정된 것은 아니지만, 부정경쟁행위로 판단된 점은 게임 업계의 표절 관행에 제동을 걸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 향후 비슷한 소송들에서 중요한 법적 기준이 되겠지요.
기타성과도용행위(성과물 무단 사용행위)에 관하여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기타 성과도용 행위(성과물 무단 사용 행위)’ 완벽 해설
3. 더욱 치열해질 저작권 이슈, 전문가와 함께!
기술의 발전으로 저작권 보호의 범위와 경계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으로 인한 이슈는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고, 대응 논리도 정교해져야 할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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