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재정비와 종묘 경관 논란, 대법원 판결로 본 조례 개정 기준

세운4구역 재개발과 종묘 세계유산 보호 갈등, 대법원 판결로 법적 기준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설명합니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 세계유산영향평가 논쟁, 서울시·국가유산청 각각의 입장을 종합해 균형 있게 해석한 법률 분석 콘텐츠입니다.
세운4구역 재정비와 종묘 경관 논란, 대법원 판결로 본 조례 개정 기준

최근 종로구 세운지구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세운4구역의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정비계획을 고시하자, 국가유산청과 국무총리까지 나서 종묘의 유산 가치 훼손을 경고하며 서울시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서울시의 조례 개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논란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대법원 판결(2023추5160)을 중심으로 관련 법령, 정부·서울시의 해석 차이, 세계유산 보존 기준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쟁점을 정리하였습니다.

1. 세운4구역 재개발의 배경과 서울시 입장

세운지구는 도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나 오랜 기간 노후화가 심각하여 정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과거에는 건물 외벽 낙하로 시민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하여 안전 문제까지 노출된 바 있습니다. 또한 세운상가군이 도심의 흐름을 단절하고 종묘 조망을 가리는 요소로 지적되면서, 도시경관 개선과 남북 녹지축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재개발을 통해 노후 환경을 개선하고,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녹지 생태축을 조성하여 도심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운4구역은 종묘의 정남향 시야축에서 벗어나 있다고 설명하며, 법령상 높이 규제 대상 지역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히려 주변 환경을 개선해 종묘의 상징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 국가유산청의 반대 논리와 세계유산 보호 기준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의 개발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역사문화경관과 무형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5년 종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가 “세계유산 구역의 경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인근 지역 고층 개발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부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주변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조선 왕실 의례 공간의 고유한 분위기와 신성성이 저해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세계유산 등재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높이 기준(55~71.9m)을 유지하고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문화유산법 제13조는 시·도지사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유산청장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국가지정문화유산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허가하는 국가유산청장의 권한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절차”라고 해석하면서, 협의 의무의 범위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지정 자체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법령은 보존지역 ‘외부’에서 어떤 행위를 규율할 것인지, 또는 보존지역 밖의 개발행위에 대해 별도의 검토 절차를 둘 것인지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반드시 규정을 두도록 위임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보존지역 외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조항은 국가유산청장과의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판결의 취지입니다. 이는 법령 체계가 보존지역 외부에서의 보호조치를 일률적으로 조례에 두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러한 법령 해석을 전제로 대법원은, 서울시 조례 제19조 제5항(‘보존지역 범위를 초과하는 지역에서도 문화재 영향 검토를 요구하던 조항’)을 삭제한 것은 상위법이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조항을 정당하게 삭제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조례안 의결은 법령우위원칙에 반하지 않으므로 적법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종묘 가치 훼손 가능성과 세계유산 등재 취소 논란

정부와 여당은 세운4구역 높이 완화가 종묘의 유산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이 종묘 일대 개발과 관련하여 영향평가 시행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데 대하여 “법적 전제가 되는 ‘세계유산지구 지정’조차 수십 년간 진행하지 않다가, 세운4구역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야 뒤늦게 지정에 나섰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세계유산 보호 체계의 기준이 되는 ‘완충구역(buffer zone)’을 유네스코 등재 후 30년이 넘도록 확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와 같은 준비 부족 상태에서 서울시에만 영향평가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정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국가유산기본법의 하위법령 개정 작업에 착수하였습니다. 종묘 담장 범위 내 지역을 ‘세계유산지구’로 신규 지정하고, 그 주변 개발행위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세운4구역뿐 아니라 종묘 인근 도시정비사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입니다.

서울시는 정치적 공방이 아닌 과학적 기준에 근거한 실질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운4구역 논쟁은 단순한 재개발 문제가 아니라 세계유산 보호 기준, 도시계획, 자치입법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 관계, 토지주 재산권 보호 등 다양한 법적·행정적 요소가 중첩된 사안입니다. 대법원 판결은 조례 삭제 자체의 적법성을 인정했을 뿐, 세계유산 보존 원칙 또는 향후 재개발의 타당성까지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 향후 법령 개정 여부, 세계유산 평가 기준 설정,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간 추가 협의, 토지주와의 보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도시정비사업 법률 검토, 조례 개정 및 행정절차 자문 등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본 사안과 같은 복합적 분쟁에서도 종합적 관점의 해결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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