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전세 보증금 못 돌려받았는데… 중개사는 책임 없다는 이유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시세 설명의무가 법적 의무가 아니라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24나58809 판결로 본 중개사 책임 범위를 정리합니다.
다가구 전세 보증금 못 돌려받았는데… 중개사는 책임 없다는 이유는?

최근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증가하면서 “공인중개사가 시세까지 정확히 알려줘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실제로 임차인이 “중개사가 시세를 잘못 알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 법원에서 다뤄졌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중개사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나58809 판결을 중심으로 공인중개사의 설명의무 범위를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A씨는 공인중개사 C의 중개를 통해 다가구주택 전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후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A씨는 “중개사가 실제 시세보다 높게 고지했고, 선순위 임차인 정보와 위반건축물 여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은 일부 중개사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2심 법원은 이를 모두 뒤집고 중개사의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2. 시세(시가) 설명의무는 법적으로 존재하는가?

A씨는 “중개사가 시세를 약 40억 원이라고 말했는데, 경매에서 감정가가 21억 원 수준으로 나왔으니 기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시행규칙 어디에도 시세를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 중개사에게 감정평가사처럼 정밀 시세조사를 요구할 수 없다.

  • 경매 감정가는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 폭이 크므로, 감정가가 낮다는 사정만으로 기망이라고 볼 수 없다.

  • 실제로 계약 당시 인근 유사 물건은 39억 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

즉, 중개사가 시세를 부풀려 말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허위로 알렸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이 부정되었습니다.

3. 선순위 임차인 정보 설명의무는 어디까지인가?

공인중개사법은 중개사가 다가구주택 전세계약을 중개할 때 다음을 반드시 확인·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등기부상 권리관계

  • 임대인의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한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반환 가능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

A씨는 “중개사가 개별 임차인의 보증금·계약기간·소액보증금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명확히 다음과 같이 보았습니다.

  •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는 ‘선순위 보증금 총액’이며, 이는 중개사가 이미 제공했다.

  • 개별 임차인 1명씩의 정보(금액, 계약기간 등)는 “참고자료”일 뿐이며 이를 모두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중개 의무 위반이 되지 않는다.

  • 무엇보다 A씨가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 직접적인 원인은 해당 다가구주택이 근저당권 피담보채무,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그리고 A씨의 보증금 총액보다 현저히 낮은 16억 원가량에 매각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개사의 설명의무 위반과 A씨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4. 위반건축물 여부 설명의무 위반 주장

A씨는 “건물이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판결문은 다음을 확인합니다. 중개사가 건축물대장을 제시했고, “위반”에 체크되어 있었으며 “건축물대장 참조”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따라서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 자체는 이미 설명되었다. 위반건축물이라고 해서 중개사가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철거 위험 때문에 매각가가 떨어질 수 있다” 등을 추가로 고지할 법적 의무는 없다. 또한 매각가가 낮아진 원인이 위반건축물 때문이라는 증거도 없었다.

따라서 이 부분 역시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5. Sugar’s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이번 판결은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범위를 비교적 명확히 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이 중요합니다.

  1. 공인중개사가 “시세(시가)”를 확인·설명할 법적 의무는 없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와 시행령, 시행규칙이 정한 확인·설명의무 대상에 “중개대상물의 시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감정평가사처럼 시세를 평가해 알려줄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2. 다가구 임대차에서 핵심은 “선순위 보증금 총액”에 대한 설명이다.

    임차인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합계를 아는 것으로 충분하고, 개별 임차인의 보증금 액수, 계약 시기·종기, 소액임차인 여부 등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공인중개사가 개별 매물의 “적정 시세”나 “향후 경매 매각가”까지 예측해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취지입니다.

  3. 위반건축물이라도 위반 사실과 등재 상태를 건축물대장 제시 등을 통해 고지했다면, 통상적인 설명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에서 다가구주택은 위반건축물이었지만, 공인중개사가 건축물대장을 제시하고 위반 사실을 고지한 점을 들어, 건축법 위반 관련 설명의무는 이행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나아가 이행강제금·철거 부담으로 매각가격이 낮아질 위험성까지 추가로 고지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임차인의 자기 책임도 강조된다.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책임 범위를, 공인중개사법 등에서 정한 확인·설명의무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 범위로 한정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 직접적인 원인을 “경매 매각가가 근저당권,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자신(후순위) 보증금 총액보다 현저히 낮게 형성된 점”으로 보았고, 중개사의 법적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실무적으로 임차인이 스스로 체크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부동산 시세는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KB시세, 인근 유사 물건 실거래 사례 등을 통해 임차인이 직접 비교·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원도 공인중개사에게 감정평가 수준의 시세조사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판단할 때에는 등기부상의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합계, 본인 보증금을 모두 합한 금액과 인근 시세를 비교하여, 총 담보금액이 예상 시세에 지나치게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하는지를 스스로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위반건축물 여부는 건축물대장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반건축물이라고 해서 곧바로 임대차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 향후 철거나 시정명령 여부 등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중개사가 위반 사실을 고지했다 하더라도 임차인 입장에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위험을 감수할지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은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스스로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이러한 부동산 거래 관련 분쟁에서 전문적인 법률 자문을 제공하며, 의뢰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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