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터> 명장면 인용, 저작권 침해일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슈가 변호사입니다.

‘오겐키데스카? 와타시와 겐키데스.’ 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는 겨울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패러디와 오마주로 널리 사랑받았죠.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이런 명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화 <러브레터>의 특정 장면을 인용한 사례를 통해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1999년, 일본 후지텔레비전(이하 ‘신청인’)은 이와이 순지 감독, 나카야마 미호 주연의 영화 <러브레터>의 저작권자로서, 한국 영화사(이하 ‘피신청인’)에 저작권 침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문제가 된 장면은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의 한 등장인물이 비디오 형식으로 <러브레터>를 시청하는 장면이었으며, 해당 장면은 약 30초간 사용되었습니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 법원이 주목한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용 장면의 비중

   영화 전체에서 해당 장면이 차지하는 분량과 맥락.

2. 원작 동일성 유지

   삽입된 장면이 원작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지 여부.

3. 상업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

   원작의 잠재적 관객 수 감소나 시장 가치 훼손 가능성.

4. 이용 허락 요청 여부

   피신청인들이 사전에 원작자의 허락을 요청했는지 여부.

3.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1. 인용 분량의 소규모성

   인용된 장면이 영화 전체 분량(110분) 중 약 30초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원작의 가치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원작 동일성의 유지

   삽입된 장면은 원작의 주요 장면으로서 수정이나 개작 없이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원작임을 쉽게 알 수 있어 동일성을 훼손하지 않았습니다.

3. 시장 가치와 수요 대체 효과

   <러브레터>는 당시 개봉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작품으로, 해당 장면의 삽입이 원작의 시장가치를 저하시킨다거나 관객 수요를 대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공중의 영역(public domain) 근접성

   해당 장면은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어, 저작권법 제28조(당시 제25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요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5. 이용 허락 요청의 노력

   피신청인들이 원작자에게 이용 허락을 요청했으나, 불허된 점도 감안되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저작권법 제35조의 5(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조항이 신설되기 이전에 내려진 것으로, 당시 기준인 저작권법 제28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요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판결문에는 제28조 대신 당시 법령 번호인 제25조로 기재되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이미 공정 이용의 개념이 일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영화에서 타 저작물의 인용과 관련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인용 분량, 원작의 동일성 유지, 시장 가치에 대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영화 제작자가 타 작품의 장면이나 대사를 활용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침으로 작용합니다.

5. 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과 제35조의 5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여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무엇인지는 저작권법상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저작권법에 대한 깊은 이해와 창작 산업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그 본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판결에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 근거로 제시된 “유명한 대사나 장면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공중의 영역(public domain)에 가까운 상태”라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작물이 널리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보호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은 저작권법의 본질을 간과한 해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결론적으로, 콘텐츠 제작자와 법률 전문가 모두 이러한 논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숙고해야 저작권법의 목적을 올바르게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작권 문제는 무엇보다 전문적인 법률 자문을 통해 사전에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풍부한 저작권 소송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방송 등 콘텐츠 산업 분야의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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