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문제 저작물, 시험 종료 후에도 계속 게시하면 저작권 침해일까요?

시험문제 출제 시 저작물 사용과 시험 종료 후 문제 공개에 관한 저작권법상 허용 범위를 판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Jan 07, 2025

수능시험문제 저작물, 시험 종료 후에도 계속 게시하면 저작권 침해일까요?

Contents

1. 시험문제 저작물 이용의 법적 쟁점 2. 사실관계와 쟁점 3. 법원의 판단 4. 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5. 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Sugar's Preview]

시험문제에 사용된 저작물, 언제까지 게시할 수 있을까요?

한 교육기관에서 10년간 교육자료를 개발해온 김 교수는 자신이 만든 교육자료가 모 평가원의 시험문제에 사용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험에 사용되는 것까진 이해했지만, 시험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았죠. 시험문제라는 이유로 저작물을 무제한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

*위 사례는 판례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슈가 변호사입니다.

최근 시험문제의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울고등법원 2020나2045644 판결을 통해 시험문제에서의 저작물 이용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시험문제 저작물 이용의 법적 쟁점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저작물 공정이용, 시험문제 저작권, 시험문제 저작물 이용 범위, 저작재산권 제한

시험문제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은 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작권법 제32조는 시험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만, 그 이용 범위와 한계가 쟁점이 됩니다. 특히 시험 종료 후 시험문제를 계속 온라인에 게시하는 행위가 '정당한 범위' 내에 있는지가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2. 사실관계와 쟁점

이 사건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피고)은 사단법인 A(원고)의 저작물을 시험문제로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시험 종료 후에도 해당 문제를 인터넷에 장기간 게시했다는 점입니다.

전송권 침해: 피고의 온라인 게시가 원고의 전송권을 침해했음.
출처표시 의무 위반: 피고가 저작권법 제37조에 따른 출처표시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음.

반면 피고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구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해당한다고 항변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기각하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시험 종료 후 장기간 게시의 적법성 부재
저작권법 제32조가 규정한 시험 목적 등을 위한 “정당한 범위"의 문언과 취지를 고려하면, 시험 종료 후에도 장기간 문제를 게시하는 행위는 이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음
저작권법 제35조의3은 공정한 이용을 위해 목적과 성격, 이용 범위,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의 이 사건 게시 행위가 저작권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송권 침해
법원은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저작권 중 하나인 전송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4. 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이번 판결은 교육목적이라는 공익적 성격만으로는 저작물의 무제한적 이용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시험문제에 사용된 저작물의 이용 범위를 명확히 하여, 교육기관들이 시험문제 게시 시 준수해야 할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5. 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이번 사건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 1심에서 패소한 뒤 고등법원에서 승소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을 위한 정당한 범위 내의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시험문제로 사용된 저작물이 이후에도 평가원 홈페이지에 계속 게시된 점과 출처 표시 의무를 위반한 점을 근거로, 해당 행위가 공정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국, 고등법원에서 1심 판결이 뒤집혀 원고가 승소했고, 대법원은 상대방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고의 승소가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72001 판결). 그리고 이 대법원 판결은 저작권법 제35조의 5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조항의 해석에 대한 리딩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저작권 분쟁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기관이나 시험 출제 기관에서는 저작물 이용 시 정당한 범위를 준수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풍부한 저작권 소송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담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