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FAQ | 피해 학생이 없는 자리에서 나온 패드립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나요?
학교폭력 FAQ 시리즈
피해학생이 없는 자리에서 나온 패드립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나요?
과실에 의한 상해도 학교폭력인가요?
1. 사례 : 비공개 대화로 패드립(패륜적 험담)을 한 A
고등학교 1학년인 A는 자습실에서 친구와 잡담하다가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B의 어머니에 대한 부적절한 농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비밀로 남을 거라고 믿은 이야기가 B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는 이를 학교폭력으로 보아 A에게 서면 사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2. 명예훼손·모욕, 어디까지 학교폭력일까?
(1) 형법과 학교폭력예방법상의 명예훼손·모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여기에는 A의 발언과 같은 명예훼손 및 모욕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모욕은 ‘공연성’(불특정 다수에게 전달 가능성)이 있어야 성립하지만,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형법보다 더 넓은 기준이 적용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1:1 메시지로 욕설 메시지를 보냈던 학생의 사례(링크)에서 법원은 “학교폭력 사안에서 ‘명예훼손·모욕’을 판단함에 있어 명예훼손과 모욕의 조건을 형법과 동일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며, 공연성이 없어도 학폭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죠. 학교폭력은 학생 보호와 교육적 관점에서 별도의 판단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2) 의도하지 않았던 비공개 대화,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이번 판단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 법원*은 A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여지가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을 학교폭력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학교폭력의 개념이 확대해석되어 지나치게 많은 학교폭력 가해자를 양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형법이 말하는 요건인 공연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한 것이죠. 결론적으로 법원은,
공연성 없음: A의 발언은 피해 학생이 없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비공개적 대화로 발언의 전파 가능성이 낮았고, A는 발언이 피해 학생에게 전달될 것을 예측하거나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
의도 없음: 마찬가지로 피해 학생에게 심리적 피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 (발언이 피해 학생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했음)
학교폭력 개념의 제한: 학교폭력예방법은 과도한 확대해석을 방지하기 위해 신중히 적용되어야 하며, 단순히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학교폭력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결론을 내렸습니다.
*2021구합24966
3. 학교폭력, 사안을 명확히 이해하고 풀어나갈 전문가와 함께하세요
어떤 일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모호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명예훼손·모욕의 여부를 판단할 때 형법의 요건을 적용할지 여부도 사안마다 달랐던 것처럼, 비슷한 주제의 사안이라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의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사안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풀어나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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