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대표이사가 빌린 돈, 상사채권일까요? 민사채권일까요?

회사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차용한 금전이 상사채권인지 민사채권인지 구분하는 법적 기준을 설명합니다.
회사 대표이사가 빌린 돈, 상사채권일까요? 민사채권일까요?

[Sugar's Preview]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자금’으로 빌린 돈, 소멸시효는 5년일까요, 10년일까요?

김 대표는 A건설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시절, 오랜 친구인 박 씨로부터 공장 설립 자금 명목으로 4억 5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그는 “회사가 잘되면 갚겠다”는 조건부 약속을 했고, 실제 공장을 완공했지만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친구였던 박 씨가 사망하자, 상속인들은 김 대표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김 대표는 “이미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상속인들은 “10년 시효가 적용된다”고 맞섰습니다. 과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위 사례는 판례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슈가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다205127 판결을 중심으로, 회사 대표이사가 개인 자격으로 돈을 수령했을 때 해당 채권이 상사채권인지 민사채권인지, 그리고 채무 변제에 조건이 붙은 경우 이행기 판단 및 소멸시효 중단의 기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해 빌린 돈, 상사채권으로 봐야 할까?

 채무승인 소멸시효, 대표이사 개인자격 금전거래 시효, 상사채권 민사채권 구별방법, 채무승인 소멸시효 중단 증거, 회사자금 개인차용 법적책임

일반적으로 상인이 영업을 위해 행한 거래는 상행위로 보아, 해당 채권에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상법 제64조). 반면, 상행위가 아닌 경우에는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 시효가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회사 대표이사였고, 자금도 공장 설립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피고는 “이 거래는 상행위로 상사채권에 해당하고, 이미 5년의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원고들은 “피고가 개인 자격으로 돈을 지급받았고, 친분 관계에 기반한 차용인 만큼 민사채권으로 보아야 한다”고 다투었습니다.

즉, 핵심 쟁점은 회사 명목의 자금 사용 목적만으로 상사채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2. 사건 개요

피고는 A 건설의 대표이사였고, 소외인은 콘테이너 제조⋅판매⋅대여업을 영위하는 상인이었습니다.

1999년 2월 8일, 피고는 추후 공장 설립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외인으로부터 4억 5천만 원을 지급받았고, 이후 피고는 C 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해당 자금을 공장 완공에 사용하였습니다.

2003년 7월, 소외인이 사망하자,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과 피고는 2004년 12월,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습니다.

“피고가 소외인으로부터 공장 설립 관련 투자금 4억 5천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소외인이 사망해 쌍방 계약이 상실되었으므로, 피고는 2005. 5. 31. 시흥시 △△동 주상복합공사와 관련하여 □□□□□□로부터 지급받을 금액을 영수하면 영수금액의 1/3을 지급하고, 부족분은 사업 재기 시 지급한다.”

피고는 2007년 1월, 원고에게 1천만 원을 변제했으나 나머지 금액을 반환하지 않았고, 원고들은 2015년, 피고를 상대로 잔액 반환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세 가지 법적 쟁점이 핵심이었습니다.

  1. 피고의 채무가 상사채권인지, 민사채권인지

  2. 채무 변제 약속에 붙은 조건부 부관의 이행기 도래 여부

  3. 피고의 일부 변제와 발언이 소멸시효 중단 사유인 ‘채무 승인’에 해당하는지

3. 법원의 판단

(1) 대표이사의 돈거래, ‘개인적 차용’으로 봐야

피고는 자금을 수령할 당시 회사 대표이사였고, 해당 자금이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이라는 점을 근거로 “이 거래는 상행위이며, 상사채권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는 5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근거로 피고의 채무를 민사채권으로 판단했습니다.

  • 피고는 자금을 회사 명의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수령하였고,

  • 소외인과 피고는 고향 선후배 관계로 개인적 친분이 매우 두터웠으며,

  • 소외인의 사업(콘테이너 제조⋅판매⋅대여업)과 피고가 설립한 C 엔지니어링의 사업(고체연료 제조업)은 영업상 아무런 연관성 없음,

  • 자금 제공과 관련하여 투자약정서, 이익 분배 계약, 반환 약정 등 구체적 계약이 없음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와 소외인 모두 상인이라고 하더라도, 이 거래는 상행위로 볼 수 없고, 상법상 보조적 상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민사채권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2) “회사 안정 후 지급”이라는 조건, 무기한 유예 아냐

피고는 확인서에서 공사대금 수령 시 1/3 변제, 사업 재기 시 잔액 지급이라는 조건부 약속(부관)을 하였고, 이를 근거로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민법 제147조제152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습니다.

  • 채무 변제에 조건이 붙었다 하더라도, 그 조건이 실현 불가능하거나 합리적 기간 내 발생하지 않으면 이행기가 도래

  • 특히 조건의 성취가 채무자의 성의나 노력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 합리적 기간 내 조건 미성취 시 이행기가 도래

따라서 피고는 해당 조건이 미이행되었다는 이유로 영구히 변제를 유예할 수 없으며, 합리적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서는 이행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았습니다.

(3) 채무 일부 변제 및 발언, 시효 중단 인정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채무 승인 시 중단됩니다(민법 제168조 제3호).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천만 원을 변제했고, 통화 중 “4억 3천만 원을 갚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피고가 채무의 존재와 금액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상대방에게 표현한 것으로 보아 ‘묵시적 채무 승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법 제168조 제3호에 의거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즉, 원고들의 청구는 시효 완성 전에 제기된 것으로 채권은 유효하다는 결론입니다.

4. Sugar Recipe | 슈가 변호사의 총평

이 사건은 회사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목적으로 빌린 돈이라 하더라도, 거래의 실질적 성격당사자 간 관계, 그리고 자금 사용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단순히 ‘대표이사’라는 직책이나 자금 사용 용도만으로 상사채권 여부를 단정할 수 없으며, 법적 판단은 외형이 아닌 실질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또한, 변제 약속에 조건이 붙어 있다 하더라도, 합리적 기간이 경과하면 채무 이행기 도래, 그리고 일부 변제 및 채무 인정 발언소멸시효 중단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실무상 큰 의미를 갖습니다.


자금 거래와 관련된 법적 분쟁은 단순히 채무 불이행 여부를 넘어서, 소멸시효, 채무 승인, 조건부 이행 약정 등 다양한 법적 요소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사실관계의 파악과 법리에 대한 면밀한 해석 없이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상사채권과 민사채권의 구별, 그리고 소멸시효 중단 여부는 채권의 회수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쟁점으로, 분쟁이 예상되는 경우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이러한 상사시효 적용, 채무 승인, 조건부 변제 약정 해석 등 복잡한 쟁점이 얽힌 사건에서 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최적의 법적 대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채권 회수 또는 법적 대응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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