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모두 상속포기를 한 경우, 배우자는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나요?

[Sugar's Preview]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인 상황에서 자녀들이 전부 상속포기를 한다면, 배우자는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

김 씨는 남편이 남긴 막대한 채무로 인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4명의 자녀들은 모두 상속을 포기했고, 김 씨는 한정승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채권자가 김 씨의 손자녀들에게도 채무 상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 씨는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면 자신이 단독상속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위 사례는 판례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슈가 변호사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의 단독상속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기존에는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그 자녀의 자녀들(손자녀)이 상속인이 된다고 보았으나, 대법원 2023. 3. 23. 선고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이를 변경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관련 법리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상속포기와 배우자 상속권의 이해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법률행위입니다. 민법은 상속인의 순위를 정하고 있으며, 배우자는 1순위 상속인인 직계비속(자녀)과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기존 판례에서는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아니라 손자녀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하였습니다(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 이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 해석상 논란이 있었고, 혈족 상속 원칙을 강조한 판례에서는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2. 사건의 구체적 경위

망인은 배우자와 네 명의 자녀, 그리고 두 명의 손자녀(18세, 10세)를 남기고 별세하였습니다. 사망 이후 배우자는 한정승인을 결정하였고, 네 명의 자녀들은 모두 상속을 포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채권자는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망인에 대한 확정판결을 근거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나 손자녀들은 자신들이 상속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1심을 담당한 부산지방법원은 기존 판례를 적용하여 승계집행문 부여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기존 판례를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3. 종래 판례 및 문제점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 등)는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아니라 손자녀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민법 제1043조에 따른 상속분 귀속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단독상속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혈족 상속 원칙을 중시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배우자와 장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차녀가 단독상속인이 되지만, 장녀와 차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민법 제1043조의 동일한 법 규정을 적용함에도, 상속포기의 방식에 따라 최종 상속인의 구성과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문제를 초래하며, 법리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3. 3. 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에서는 기존 판례를 변경하여,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 경우,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며 손자녀는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민법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사람의 상속분이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다"며, "이때 '다른 상속인'에는 배우자도 포함되므로,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반면 배우자와 자녀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때는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규정한 민법 제1042조에 따라 해당 상속분은 후순위 상속인(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에게 승계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법률 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정리하려는 취지입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의도치 않게 채무를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5. Sugar Recipe| 슈가 변호사의 총평

이번 판결을 통해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법적 원칙이 명확히 정립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상속 법리가 명확해져 불필요한 법적 분쟁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상속채무가 있는 경우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녀가 자동으로 채무를 승계하는 기존 법 해석의 문제점을 해소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손자녀들이 원하지 않게 피상속인의 채무를 부담하는 부당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상속에서 배우자의 지위 및 이에 관한 민법 제1043조의 해석론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들이 보다 간명하고 신속하게 법률관계를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상속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법무법인 슈가스퀘어는 풍부한 상속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상속 문제도 체계적인 법률 자문을 통해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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